첫 사랑을 잃어버릴 때
When you lost your first love

영국은 오랫동안 전혀 선교지로 고려되는 나라가 아니었습니다.  영국은 한 때, 세계 방방곡곡에 식민지를 가진, 해가 지지 않는 나라 알려진 부강한 국가였습니다.  지금도 역시 사회 보장제도가 잘되어 있는 선진국입니다.  선교는 보통 경제적으로 어려운 나라에 가서 도우면서 복음 전하는 것이 통례인데, 그렇게 잘 사는 선진국에 도움 줄 일이 별로 없을 듯 싶습니다. 게다가 영국은 한 때, 위대한 신앙인들을 많이 배출한 세계적인 선교국가였습니다. 감리교의 창시자 요한 웨슬레를 비롯하여, 근대 선교의 아버지인 윌리암 캐리, 중국 내지 선교의 선봉자인 허드슨 테일러, 구제 선교 운동의 대명사인 구세군 등등 수없이 많은 신앙 영웅들이 영국 출신이요, 그렇게 저들은 한 때, 세계 선교를 주름잡았었습니다. 특별히 한국과 관련해서, 영국은 최초의 한국땅 순교자인 로버트 토마스 선교사를 파송한 나라입니다. 토마스 선교사는 영국 웨일즈 지방의 한 회중교회 목사의 아들이었습니다. 이렇게, 영국은 한국 기독교와 뗄 수 없는 관계를 갖고 있습니다. 한 젊은 영국 선교사가 순교의 피를 통해 뿌린 복음의 씨앗으로 맺어진 열매가 어쩌면 오늘날의 한국 기독교인들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그토록 세계 선교의 중심지였던 영국에 복음이 필요하고, 선교사를 보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면, 거의 믿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국은 현재, 영적 사막화가 급속히 이루어져, 복음과 선교가 꼭 필요한 나라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오늘날 영국 교회들은 성도수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오랜 재정 적자에 시달리다가 문을 닫거나 이슬람 회당에 건물을 팔아 넘기고 있으며, 노인들만 남아서 교회를 지키는 소수의 교회들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조사에 따르면 영국인의 70%가 기독교인이라고 믿는다고 말하지만, 실제로 믿음을 가지고 교회에 출석하는 사람들은 겨우 3%에 지나지 않고, 순수 복음주의 교회는 훨씬 그 수가 적다고 합니다. 영국 교회의 40%가 주일학교가 없고, 25세 미만의 청소년 가운데에는 기독교인보다 무슬림 인구가 더 많습니다. 1980년부터 2010년까지 30년동안, 무려 9천개의 영국 교회가 문을 닫았고, 2000년대에 들어와서는 매주 평균 4개 이상의 교회, 매년 220개의 교회가 폐쇄되고 있어서, 어쩌면 향후 4-50년안에 영국의 교회는 완전히 씨가 마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등잔 밑이 어둡다고, 영국의 사정을 잘 모르다 보니까, 지금까지도 사람들은 영국을 선교지로 잘 인식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영국으로의 파송도 없고, 기도도 없는 편입니다. 당연히 도움도 빈약합니다.  그런데, 이런 환경속에서도 영국의 영적 필요를 이해하여 영국을 선교지로 인식하고 그곳에 선교사로 달려가 수고하시는 주의 종들이 있습니다. 런던목양교회를 담임하고 계시는 송기호목사님이 그 중의 한 분이십니다.  이번에 그분을 통해서, 저희가 영국으로 비전트립을 떠납니다. 그곳 사정을 눈으로 확인하고, 그곳에서 변변히 후원도 받지 못한 상태에서 수고하시는 선교사님들을 격려하고, 죽어가는 영국 교회들을 회복시키고 영적으로 크게 쇠잔해지고 있는 유럽의 영적 대각성을 위해 기도하는 선교가 될 것입니다.  아울러 우리 자신을 돌아보는 선교가 될 것입니다.  주님께 대한 첫 사랑을 잃어버릴 때, 얼마나 빨리 교회가 쇠락의 길을 걷게 되는지, 눈으로 확인하며, 우리 신앙생활의 경종으로 삼으려 합니다.  영국을 위해서, 그리고 우리 자신을 위해서도 함께 기도해 주시기를 소원합니다.  샬롬.  2018.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