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나는 성도님
Saints who are remembered

저희 교회에는 지금도 훌륭한 분들이 많지만, 교회를 떠나신 분들 가운데 늘 제 마음속에 기억나는 성도님이 두 분 계십니다. 한 분은 오래 전 한국에 역이민을 가셨는데, 교회에 계셨을 때, 그분은 늘 교회 봉사에 적극적이였습니다. 사실, 누구나 다 이런 저런 봉사를 합니다. 그러나 대부분 봉사를 마지못해서, 다른 할 사람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분이 특별했던 이유는, 봉사의 일을 자발적으로 적극적으로 그리고 기쁨으로 했다는 점입니다. 누구나 다 바쁜 이민 생활에 부엌봉사는 어려운 일중의 하나인데, 그분은 그 힘든 일을 적극적으로 하셨습니다. 그것도 늘 기쁜 얼굴로 하셨습니다. 주일예배에 오는 성도들을 위해 밥을 짓고, 설거지하는 것을 즐겁게 하셨습니다. 아무도 그분에게 그 일을 하라고 시킨 사람도 없고, 맡긴 사람도 없는데, 그분은 그냥 자기가 일을 찾아서 남을 기쁘게 하는 일을 기쁘게 하셨습니다. 한 번은 왜 그렇게 시키지도 않은 일을 하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돌아온 답이 자신이 만든 음식과 섬김을 통해 기뻐하는 성도들의 모습을 보는 것이 기뻐서 한다고 했습니다. 오늘날에도 우리 교회 음식 맛이 좋지만, 그 때에도 꽤 좋았습니다. 한 사람의 헌신으로 모두가 행복했습니다. 그분이 한국에 돌아가게 되었다고 했을 때, 모든 사람들이 아쉬워했습니다. 할 수만 있다면, 함께 오래 신앙생활하고 싶은 분이셨습니다.

또 한 분이 늘 마음에 있습니다. 그분은 수년 전에 소천하신 분이십니다. 늘 아침 저녁으로 교회를 위해, 목회자를 위해, 기도하셨고, 밤 11시-1시까지 늘 기도하셨고, 봉사에도 누구보다 앞장서서 일하셨습니다. 암이 재발하여, 몸이 힘든 상황에서도, 늘 주변 사람들을 맘 편하게 해 주셨고 봉사의 일을 중단하지도 않으셨습니다. 토요일에 달그락 소리에 내려가 보면, 늘 밝고 선한 표정으로, 친교실에서, 교회 강단꽃 장식용 꽃을 사서, 콧노래를 부르시며 만들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하루라도 더 사셨으면 하고 간절히 기도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사람의 인생은, 그가 살았을 때보다도 죽었을 때, 더 확실하게 드러납니다. 그리고 죽음앞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더 분명하게 보고 알게 됩니다. 인생의 목적은, 과연 ‘얼마나 많이, 혹은 얼마나 크게’가 아닙니다. ‘너희 착한 행실로 하늘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는 예수님의 말씀처럼 인생의 목적은, 예수 이름으로 행하는 선행과 구제로,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죽은 후에 사람들이 기억하는 것은, 얼마나 부자로 살았는지, 지위가 높았는지, 이런 저런 업적을 남겼는지가 아닙니다. 사람들이 마음에 담는 것은, 그 사람이 얼마나 남 섬기는 삶을 살았는지를 기억할 뿐입니다.

오늘은 11월 마지막 주일입니다. 이제 2022년도 딱 한 달 남았습니다. 지난 11개월간 우리 각 사람이 어떤 목표를 갖고 달려왔는지 모르지만, 만약 그저 빨리빨리 바쁘게만 살아왔다면, 잠시라도 걸음을 멈추고, 우리 자신의 삶을 돌아보아, 이웃을 섬기며 하나님 기뻐하실 방향으로 단 한 달간만이라도 달려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무엇이나 할 수 있습니다. 컴패션의 자녀들에게, 크리스마스 편지 쓰기를 할 수 있습니다. 구세군 자선냄비 사역에 한 시간이라도 봉사할 수 있습니다. 저지 시티 홈리스사역을 도울 수도 있습니다. 도움이 필요한 교우들, 이웃들에게 베풀고 섬기고 나누는 일을 할 수 있습니다. 또한 교회 성전건축을 위해 금식기도를 할 수도 있습니다.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크기가 아니라, 소유가 아니라, 방향입니다.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방향이요 이웃을 사랑으로 섬겨 살리는 방향입니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허락하신, 2022년 마지막 한 달을 잘 선용하여 우리 모두 후회없는 인생이 되기를 소원합니다. 샬롬. 2022.1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