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도의 교제를 믿습니다
I BELIEVE IN THE COMMUNION OF SAINTS

얼마 전, 우리 동산 교구 나눔방에 실렸던 감동적인 글을 하나 올립니다. —

지난 주 박집사님 댁에서 교구 식구가 모였을 때, 한 분 한 분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앞으로 이 분들과는 어떠한 일들이 벌어질까?’  기대를 하면서 말입니다.

우리들의 삶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많은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부모로부터 태어나면서 가족으로서의 생명이 시작됩니다.  학교나 직장에 들어가게 되면 가족보다 큰 공동체에서의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됩니다.  결혼을 하게 되면 많은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인 배우자에게 나 자신을 맡기는 새로운 삶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은퇴하면서는 할 일이 명확했던 삶에서 새로운 창의와 용기가 필요하게 되는 새로운 삶으로 들어섭니다.  이러한 삶의 과정을 거치면서 공동체 안에서 조금씩 함께 아름다운 삶을 만들어가다 보면 그 이후의 삶도 아름다울 것을 믿습니다.

오늘은 저희 부부가 각자의 가족을 떠나 새로운 가족으로의 삶을 시작한지 32년이 되는 날입니다.  32년이라는 세월이 정말 빠르게 지나갔지만 그래도 우리 가족의 성장과 변화의 과정을 보면 ‘짧은 세월이 아니었구나’하는 생각도 합니다.  많은 기쁨과 슬픔, 그리고 다툼도 있었지만 하나되는 감동도 많았고, 어려움과 아픔도 있었지만 치유되는 복도 함께 누리는, 평범하지만 아름다운 시간이었다고 늘 감사해 합니다.

그 과정에서 주님의 돌보심이 있었기에 여러 우여곡절을 거쳐 오늘까지 올 수 있었음을 확신합니다.  그런데 여러분과 나누고 싶은 말씀은 그러한 주님의 돌보심은 언제나 교회를 통하여 저희에게 다가왔다는 점입니다.  그러한 은혜가 어떤 식으로 교회를 통하여 저희에게 왔는지 그리고 제 아내와의 만남을 주선하신 주님께 제가 얼마나 감사하는지는 하늘을 두루마리 삼고 바다를 먹물 삼아도(?) 다 쓸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내용은 글보다 말로 하는 것이 훨씬 재미있고 생생하게 들릴 것입니다.  앞으로 우리 교구 식구들과 많은 만남을 통하여 저희들의 비밀스런 축복의 과정을 함께 나누는 시간을 갖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하여, 여러분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말은 사도신경의 마지막 부분입니다.  “… 성령을 믿사오며 거룩한 공회(교회)와 성도가 서로 교통하는 것과  죄를 사하여  주시는 것과 몸이 다시 사는  것과 영원히 사는 것을 믿사옵나이다.”  우리는 매 주 예배드릴 때마다 사도신경을 암송하면서 교회와 성령, 그리고 죄 사함과 부활과 영생을 믿는다고 고백하는데 과연 그렇게 믿고 행하며 살고 있는지….  이 내용들은 어쩌면 가장 어려운 고백일지 모릅니다.  그러나 저는 여러분들 앞에 믿음으로 고백하고자 합니다.

우리의 동산교회와 그의 소교회인 교구와 그 안에 속한 성도의 교통함을 믿사옵나이다, 아멘!     2016.0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