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자녀양육
(Raising Children in the right way)

버지니아에서 목회할 때에, 미국 남편과 한미 결혼하시어, 두 아들을 둔 싱글 어머니가 한 분 계셨습니다. 큰 아들은 장성해서, 결혼했고, 큰 아들과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둘째 꼬마 남자애가 하나 있었습니다. 엄마는 아이 혼자 집에 둘 수 없었는지, 교회 모임에 늘 아이를 데리고 다녔습니다. 주일 예배, 주중 예배에 엄마와 함께 예배드렸고, 때로는 새벽기도회, 그리고 구역 예배에도, 아이가 한쪽에서 혼자 놀았습니다. 우리는 구역예배에까지 와서, 한쪽에서 혼자 조용히 앉아있거나, 서성거리는 아이를 보면, 조금 안스럽기도 하고, 애가 엄마 따라다니면서, 친구들과 놀지도 못하고 고생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애도 엄마도 모두 힘들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아이는 그렇게 교회에서, 한인들과 함께 신앙생활을 하며 성장하면서, 고등학교 때에는 어린 동생들을 돌봐 주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마침내 고등학교를 졸업하게 되었을 때, 저는 그 아이가 다른 애들처럼 자연스럽게 교회를 떠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아이는 대학을 다니면서도, 교회를 떠나지 않았고, 신앙에서 멀어지지도 않았습니다.
미국에 이민 온 한인들과 남미로 이민간 한인들 간에는 차이가 하나 있습니다. 남미로 이민간 분들의 자녀들은, 스패니쉬도 잘하지만 대개 한국말을 잊지 않고 잘합니다. 그리고 신앙생활도 잘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미국에서 자란 아이들은, 영어는 잘하지만, 한국말을 잘하는 2세들이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그리고,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대개 교회를 떠납니다. 적어도, 부모가 다니는 교회는 더 이상 다니려 하지 않습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저는 “어릴 때부터 부모가 자신의 신앙을 유산으로 얼마나 물려주려 했었느냐”에 그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으로 이민 온 한인들은, 아이들이 빨리 한인 사회를 떠나, 미국 사회에 동화되기를 기대하고, 신앙 교육도 미국식으로 하려고 합니다. 애들은 부모님의 기대대로, 한인 사회를 떠납니다. 그러나, 미국식으로 신앙생활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미국식도 아니고 한국식도 아니고, 그냥 애들을 잃어버립니다. 고등학교를 떠나면, 약 70%의 아이들이 더 이상 교회를 다니지 않게 됩니다. 아이들이 교회만 떠나는 것이 아닙니다. 교회를 떠난 아이들은, 부모님에게서도 멀어지고 한인 사회에서도 멀어집니다. 이 광활한 미국 땅에서, 이곳 저곳에서 살면서, 자기 뿌리도 잊고, 신앙도 잊은 채, 그렇게 사라지는 존재가 됩니다. 그러나, 구약 성경은 오늘날 미국과 같은 당시 최고의 문물을 자랑하는 강대국 애굽으로 이민간 야곱 식구들이, 출애굽할 때까지 무려 430년동안 애굽에 동화되지 않고, 또 흩어지지 않고, 거대한 한 민족을 이루어, 마침내 가나안 땅의 주인이 되었다고 말씀합니다. 부모들이 자녀들을 신앙공동체안에서 하나님 말씀으로 양육했기 때문입니다.
버지니아에서 함께 신앙생활했던, 한미 결혼하신 싱글 어머니에게 있었던 큰 아들은, 신앙공동체안에서 말씀으로 양육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작은 아들은, 늘 신앙공동체안에 있었고, 늘 말씀과 기도속에 성장했습니다. 몇 년이 흐른 후에, 보니, 큰 아들은, 자식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로, 어머니와 연락이 뜸했고, 신앙생활도 그만 둔지 오래 되었고, 술 담배, 세상 사람으로 살게 되었지만, 작은 아들은 나이가 들어서도 신앙 생활도 잘하고, 늘 어머니 주변에서, 어머니를 돕고 효도하는 아들이 되었습니다. 앞으로 두 아들의 행보는 더 크게 차이가 나리라 생각합니다. 예수 신앙은 나만 예수 잘 믿고, 천국가는 것이 아니라, 가족을 주님안에서 하나되게 하고, 내 아들, 내 손주들, 그리고 그 후손들까지도 복받게 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때로 어려운 도전이 되더라도, 반드시 자녀들을 신앙공동체안에서 말씀으로 양육하여, 이민생활에 흩어짐을 면하고, 하나님의 축복을 대대로 누리는 우리 모두 되기를 소원합니다. 샬롬. 2020.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