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 노벨상 (Nobel prize for faith)

  얼마 전 2009년도 노벨상 수상자가 모두 결정되었습니다.   전체 13개 항목에서, 미국이 11개 노벨상을 휩쓸었습니다.   그리고 그 11명의 수상자 중 이민자가 5명이나 됩니다.  미국이라는 나라는 굉장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른 나라에 살았다면 노벨상을 받기 힘든 사람도 미국이라는 환경속에서 엄청난 잠재력을 발휘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안타깝게도 한국은 아직 과학분야에서 노벨상이 없습니다.  세계적으로 머리가 가장 우수한 민족중에 하나이며, 어릴 때 수학분야에서는 그 누구에게도 뒤진다고 할 수 없는 우리 민족이 아직까지 변변한 노벨상 하나 없다는 것이 놀라울 뿐입니다.  노벨상에 대한 열망은 대단한데 이상하게 상을 받지 못하는 것입니다.  

  얼마 전 한국을 방문한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마스카와 도시히데 교수의 말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연구자체를 즐기다 보면, 노벨상도 타게 되는 것이지, 노벨상이 연구의 목표가 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입니다.  

  노벨상을 재미있게 패러디한 엽기적인 노벨상이 있습니다.  미국 과학잡지 ‘기발한 연구 연보(AIR)’가 91년 시작한 ‘이그 노벨상’ (Ig Nobel)입니다.  이그 노벨상은 하찮다는 뜻인 ‘ignoble’과 ‘Nobel’을 합쳐 명명한 것인데, 의외적이고 재미있는 내용의 발견들에 주는 상입니다.  

  식빵을 먹다가 떨어뜨리면 꼭 잼 바른 쪽이 바닥에 닿는다고 합니다. 대개 1미터 안팎인 식탁 높이에서 식빵이 떨어지면 한 바퀴 완전히 회전하기 힘들기 때문에 반만 돌아서 잼 바른 쪽이 아래로 향할 확률이 높다는 것입니다.  영국 물리학자 로버트 매튜즈가 1995년 실험을 통해 누구에게나 이 법칙이 적용될 수밖에 없음을 입증했습니다.  그는 이 실험의 공로로 이듬해 ‘이그 노벨상 (Ig Nobel)’ 물리학상 수상자가 됩니다. 눈감은 사람이 한 명도 없는 단체 사진을 얻자면, 최소 몇 회 이상 찍어야 하는지 계산한 공식 (2006년 수학상), 젖소의 이름을 지어 불러주면, 우유를 더 많이 생산한다는 걸 보여준 실험 (2009년 수의학상)등 역대 수상작 중엔 웃음을 자아내는 게 한 둘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웃기는 연구라고, 그냥 무시할 만한 일들은 아닙니다. 상당수가 전문 학술지에 게재됐던 연구 결과들입니다.   재미있다고, 의미가 없는 것은 결코 아니라는 것입니다.   오히려 호기심과 재미는 엄청난 과학적 발견의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미생물학자 알렉산더 플레밍은 늘 누가 ‘뭘 하느냐?’고 물으면 그는 항상 ‘미생물을 갖고 논다.’고 답하곤 했다고 합니다.   뭐든 버리지 않고 2,3주씩 놔둔 채 예상 밖의 재미있는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관찰하는게 그의 놀이였고, 그 재미있는 놀이의 결과로 그는 기적의 치료제 ‘페니실린’을 발견하게 됩니다.  

  어쩌면 우리 나라에 노벨상이 없는 것은 우리는 너무 재미를 잃어버리고 1등 하려는 경쟁속에서만 모든 것을 대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러나 연구 자체를 즐기다보면, 어느 새 노벨상도 받게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신앙생활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뭐든지 재미없게 하는 경향이 있지만, 신앙생활 자체를 즐기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놀라운 은혜를 주안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바울은 ‘항상 기뻐하라, 주안에서 기뻐하라’고 말씀했습니다.  이 가을에 즐거운 신앙생활로 주님께 ‘착하고 충성된 종이라’고 인정받는 신앙 노벨상 한 번 타 보지 않으시렵니까?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