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이 아니라 능력
Not the ability but the power

어린 시절 한동안, 제가 어머니 손을 붙잡고 다녔던 교회는 시장통에 위치한 2층 피아노 학원을 빌려서 교회당으로 쓰던 작은 개척 교회였습니다.  얼마 후, 교회가 부흥해서, 우리 교회가 소위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루었을 때, 우리 중고등부 학생들도 모두 나서서, 교회 이삿짐을 함께 날랐던 기억이 아직도 새롭습니다. 그 때, 약간 이해가 되지 않았던 일들이 있습니다. 목사님 설교가 조금 앞뒤가 맞지 않았습니다. 서론은 있는데, 본론과 결론이 서로 연결이 되지 않았습니다. 언변이 유창하지 않으셨고 내용이 빈약해서, 설교 시간에 조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목사님께서는 화를 잘 내셨습니다. 인품이 아주 훌륭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예배는 매우 은혜로웠습니다. 예배중 하나님의 임재를 느끼고, 부족한 설교에도, 자신의 가슴을 치며, 눈물로 회개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그리고 교회가 부흥했습니다.  매우 이상한 경험이었습니다.

오래 전, 한국 사회에서, 신학교는 학문적인 수준이 일반 대학교에 비해 조금 떨어지는 편이었습니다.  그래서 성적이 뛰어난 학생들보다는 주의 종이 되겠다는 사명감을 가진 사람들이 신학교에 들어갔습니다.  미래 주의 종들이 될 신학생들은 학교에서 성경을 많이 읽었고, 기도를 많이했습니다. 새벽기도, 철야기도, 산기도, 금식기도 하며, 월급이랄 것도 없는 사례비에 아무런 불평도 하지 않고, 전도사로 주님의 몸된 교회를 땀흘려 섬겼습니다. 말씀 읽고, 눈물뿌려 기도하고, 땀흘려 봉사하니, 하나님께서 주의 종들에게 실력이 아니라 능력을 주셨습니다. 경건의 모양이 아니라, 경건의 능력을 주셨습니다. 말씀을 선포하면, 사람들이 마음을 찢고 회개하는 역사가 나타났고, 병든 자에게 손을 얹어 기도하면, 병들이 나아갔고, 귀신을 예수 이름불러 쫒아내면, 귀신들이 쫒겨갔습니다. 사람들은, 목사님의 듣기 좋은 언변에 마음이 끌려 교회에 나온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능력을 보고, 교회에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주의 종들을 본받아, 성도들도 단순히 성경 읽고, 새벽기도, 철야기도, 산기도, 금식기도를 많이 했습니다. 그러자 하나님께서는 성도들에게도 많은 지식이 아니라, 성령충만한 전도의 능력을 주셨습니다.  구역모임, 속회등의 소그룹 모임속에서 기도의 능력이 나타나면서, 교회는 무서운 속도로 부흥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가난한 교인들이 부요해지고, 병든 자가 고침받고, 예배에 은혜가 넘치면서, 한 때 누구도 가기를 꺼려했던 신학교에, 학생들이 몰리기 시작했습니다. 해외유학까지 다녀온 공부를 많이 한 언변좋은 목회자들이 등장했습니다. 목회자들이 쓴 책들도 읽을 만한 내용들이 많아졌습니다. 목사님의 설교는 지적이고, 내용이 깊고 풍성했고, 온갖 악기를 동원하여 드리는 찬양과, 좋은 음향과 영상 시스템을 갖춘 교회 예배는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이 세련되어졌습니다. 

그런데, 놀랍습니다.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이 말씀도 잘하고 실력있고 인품있는 목회자들이 많고,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이 좋은 예배 환경에서 신앙생활을 하게 되었는데,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이 교회는 위축되고, 세상에 대한 영향력을 잃고, 약해져 가는 듯싶습니다.  오늘날, 코로나 사태속에서, 주님의 교회가 세상 사람들의 좋지 않은 구설수에 오르내리는 것을 보면서, 많이 답답하고 속이 상합니다.  그리고, 오늘날 교회는 세상과 똑같이 코로나를 피해다니기에 급급합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믿는 자들에게는 이런 표적이 따르리니 곧 그들이 내 이름으로 귀신을 쫓아내며 새 방언을 말하며 뱀을 집어올리며 무슨 독을 마실지라도 해를 받지 아니하며 병든 사람에게 손을 얹은즉 나으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오늘날 교회가 다시금 부족하고 연약한 자를 들어, 귀신을 쫒아내고 병을 치유하고 세상을 구원하는 주님의 능력을 회복할 수 있기를 소원합니다.  샬롬.  2020.0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