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Father by 김남조 시인

아버지가 아들을 부른다
아버지가 지어준 아들의 이름
그 좋은 이름으로
아버지가 불러주면
아들은 얼마나 감미로운지 
아버지는 얼마나 눈물겨운지 

아버지가 아들을 부른다
아아 아버지가 불러주는
아들의 이름은
세상의 으뜸같이 귀중하여라
달무리 둘러둘러 아름다워라 

아버지가 아들을 부른다
아들을 부르는
아버지의 음성은
세상끝에서 끝까지 잘 들리고
하늘에서 땅까지도 잘 들린다 
아버지가 불러주는
아들의 이름은
생모시 찢어내며 가슴 아파라

 

로 인해 타락한 인생은 오랫동안 하늘 아버지와 서먹한 관계였습니다.  아버지를 떠난 탕자는 창기와 함께 아버지의 모든 살림을 먹어버리고나서 거지꼴이 되었습니다.  탕자는 모든 것을 잃고 먹을 것도 없어서, 돼지 먹이를 함께 나누어 먹는 비참한 나날을 보냅니다.  그러다 더 이상 낮아질 곳도 없는 상태가 되어 죽을 지경이 되자, 감히 아버지를 다시 볼 면목은 없지만 아버지 집의 품꾼 중 하나로다도 쓰임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심정으로 아버지에게 나아옵니다.  그러나, 사랑하는 아버지는 언제나 집 떠난 아들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거지 몰골로 완전히 변해 버린 아들의 모습을 아버지는 한 눈에 알아봅니다.  그리고 아들이 뭐라 말하기도 전에 아버지가 아들의 이름을 먼저 불러줍니다.  ‘하늘에서 땅까지 잘 들리는’ 그 아버지의 음성에는 생모시 찢어내며 가슴 아파하는 아버지의 눈물 겨운 사랑이 있었습니다자기 이름을 불러주는 ‘감미로운’ 아버지의 음성에 탕자는 그만 가슴이 녹아내리고 말았습니다.  오늘은 아버지 주일입니다.  우리 육신의 아버지의 사랑과 더불어 하늘 아버지의 아름다운 사랑을 함께 깊이 느껴보시는 복된 하루가 되시기를 소원합니다.  샬롬. 2016.0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