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와 거북이
The Rabbit and the Tortoise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라는 이솝우화가 있습니다. 그 경주는 토끼와 거북이의 속도를 생각하면, 하나마나한 일입니다. 그러나 뜻밖에도 모든 사람의 예상을 뒤엎고 거북이가 토끼를 이기게 됩니다. 그런데, 동화속에서나 가능할 법한 이런 이야기가 과연 현실에서도 일어날 수 있을까요?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단은 세계 음악계의 정글이라고 불립니다.  해마다 새로운 스타가 나타나 기성 성악가를 밀어냅니다.  그런데 그곳에서, 1984년부터 무려 30년동안 최장수 프리마돈나 역할을 한 자랑스런 한국인이 있습니다.  소프라노 홍혜경씨입니다.  홍혜경씨는 동양인에 대한 차별이 적지 않던 70년대 초 15세가 되던 해에 미국에 건너왔습니다.  당시 줄리어드에 한국인은 홍혜경씨 혼자였습니다.  줄리아드 음대를 다니면서 뛰어난 성악가들이 젊은 시절의 혹사 때문에 몇 년 지나지 않아 무대에서 사라지는 것을 보고 55세까지 자신의 목소리를 잘 유지하여 오랫동안 존경받는 성악가가 되겠다는 작은 목표를 세웠습니다.  20대의 아직 어린 나이에, 30년 뒤를 계획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실천하기는 더 어려울 것입니다.  그러나, 55세까지 노래하려는 확실한 목표가 있었기에, 아무리 좋은 기회라고 하더라도, “몸에 무리가 가거나 준비가 충분치 않으면 ‘아니오’라고 말 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홍혜경씨는 메트로폴리탄 무대에 약 350번을 서는 과정에서, 주역도 많았지만, 조연도 적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어떤 배역을 맡던지, 다른 배역을 부러워하거나, 자신의 역할이 작다고 생각해 본 적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이렇게 20-30대 때 여러 오페라에서, 여러 배역을 소화하면서 꾸준히 기량을 다듬어 전진하게 되자, 드디어 어느 새 세계적으로 이름을 날리는 성악가가 되었고, 젊을 때 세웠던 계획, 55세까지 노래하겠다는 목표를 이루게 된 것입니다.  목표를 세우고, 목표를 향해, 거북이처럼, 꾸준히 달려갔을 때, 많은 토끼들을 제치고, 정상에 서는 행복한 사람이 된 것입니다.

그러나, 동화속에서나, 혹은 현실에서 거북이가 경주를 이길 수밖에 없는 아주 중요한 이유가 있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것은 토끼와 거북이의 목표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토끼의 경주 목표는 거북이를 이기는 것이었습니다.  토끼의 마음에는 늘 거북이보다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그랬기에 달리다가 거북이가 눈에 보이지 않자, 방심을 하고 낮잠을 자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거북이는 토끼가 목표가 아니었습니다이기던 지던, 거북이의 목표는 자신의 마음속에 세운 마지막 푯대였습니다.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않고 성실하게 자신의 페이스대로 목표지점까지 달리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그리고 그 목표를 향해 꾸준히 전진했을 때, 그는 목표를 이루었고, 승리는 부상(副賞)으로 주어진 것입니다.  성경은 ‘오직 우리가 어디까지 이르렀든지, 푯대를 향하여 달려가노라’ (빌 3:14-16)고 말씀했습니다.   경쟁하는 사람은 목표를 이루기 힘들지만,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사람은, 반드시 이루게 됩니다.  그러므로 올해 2015년 남은 몇 달, 연초에 세운 목표를 향해 ‘어디까지 이르렀든지,’ 여러분 모두 끝까지 거북이처럼 달려가 목표를 다 이루는 행복한 승리자들이 다 되시기를 소원합니다.  샬롬. – 2015.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