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과기대 경제학과 김현철 교수가 쓴 ‘경제학이 필요한 순간’이라는 흥미로운 책이 있습니다. 김현철 교수는 그 책에서 ‘운칠기삼’이 아니라, ‘운팔기이’– 인간 성취의 최소 8할이상이 운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세계 은행 출신 경제학자 블랑코 밀라노비치에 따르면 태어난 나라가 한 사람의 평생 소득의 절반 이상을 결정한다고 합니다. 태어난 나라의 1인당 평균소득과 불평등지수만으로 어떤 사람의 성인기 소득의 최소 50%를 예측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부모로부터 받은 유전자가 나머지 소득의 30%를 결정하고 여기에 부모가 주는 환경까지 고려하면 운칠기삼이 아니라, ‘운팔기이’ 개인 성취의 80 퍼센트 이상이 운이라는 계산이 나옵니다.
현재까지도 전쟁중인 팔레스타인 자치구와 이스라엘의 국민 소득을 비교해 보면, 둘은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2021년 기준으로 인구 890만명의 이스라엘 1인당 GDP는 5만불 이상입니다. 그런데 가자지구와 서안지구를 합한 인구 500만의 팔레스타인 자치구는 1인당 GDP가 겨우 3천 달러입니다. 같은 팔레스타인 땅에 산다고 할지라도 어느 나라에서 누구 자식으로 태어나느냐에 따라 경제력이 무려 17배의 차이가 납니다. 사람들은 세상 어디에서 태어나든 각자의 노력에 따라서 인생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믿고 싶어하지만, 북한 같은 폐쇄적인 나라에서 저 함경도 시골 촌구석에서 좋지 않은 신분으로 태어나 혼자 노력해서 성공하는 경우는 참으로 개천에서 용나듯 거의 일어날 수 없는 기적입니다. 어느 나라 어느 부모아래에서 태어나느냐가 ‘운팔기이’- 인생의 8할 이상을 결정한다는 점이 생각할수록 소름돋을 정도로 기이하고 놀랍습니다. 그러므로, 단순히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것만으로도 세계 상위 20%에 들어가는 운좋은 사람들이라고 합니다. 게다가 미국에 살면서 대한민국과 미국 국적을 동시에 소지할 수 있는 사람들은 ‘복에 복이 겹친 사람들’이요, 세상 말로 하자면, 억세게 운좋은 사람들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노력하지 않고도 거저 주어진 축복을 행운이라고 부르지만, 성경은 그 행운을 ‘은혜’라고 말합니다. ‘은혜’는 받을 자격이 없는 죄인들에게 거저 베풀어 주신 하나님의 선물이라는 뜻입니다. 성경은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 (롬 8:28)고 말씀했습니다. 이 말씀은, 그리스도를 믿고 구원받은 백성은 언제 어디에서 어떻게 살든 상관없이 세상 만사가 운칠기삼, 운팔기이 정도가 아니라, ‘운십기빵’– 100퍼센트 다 하나님의 은혜로 좋게 풀린다는 뜻으로 이해할 수도 있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성공하기 위해선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사실 노력도, “할 수 있는 환경이 되어야” 의미가 있습니다. 아무런 노력도 소용이 없는 ‘북한이나, 팔레스타인 가자 지역과 같은’ 환경이 있습니다. 이렇게, 개인의 재능이나 노력과 아무 상관없이 어느 나라, 어느 부모 아래 태어나느냐가 사람의 일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면, 예수를 마음껏 믿을 수 있는 대한민국과 미국에서 태어나고 살면서, 예수 믿는 부모 아래에서 성장하게 된 것은 천우신조가 아닐 수 없습니다. 게다가 예수님을 내 마음의 구원자와 주님으로 영접하여, 언제 죽어도 천국에서 눈을 뜬다는 믿음 가운데 살게 된 것은, ‘이것이 너희에게서 난 것이 아니요, 오직 하나님의 선물이라. 행위에서 난 것이 아니니 아무도 자랑치 못하게 함이라’고 운십기빵의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올해 추수감사절을 맞이하면서, ‘나의 나된 것은 오직 하나님의 은혜라’는 사도바울의 고백처럼, 지금까지 지내온 것 모두 다 하나님의 은혜였음을 감격적으로 고백하며, 주님께 다시금 감사로 영광을 돌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예수 신앙안에서 우리 모두에게 주신 운십기빵의 놀라운 하나님의 은혜에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아직도 예수 구원을 모르는 이들에게 하나님의 은혜의 복음을 땅끝까지 전하여, 많은 영혼을 주님앞으로 인도하는 사명을 온전히 감당하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소원합니다. 샬롬. 2024.1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