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한국에 시계를 갖고 있는 집들이 별로 없었을 때, 시골 사람들은 “꼬끼오” 하는 새벽 닭 울음소리로 일어날 준비를 했습니다. 닭의 뇌 속에 있는 ‘빛에 민감한 송과체’라는 내분비 기관이 빛을 감지하는 순간 호르몬을 분비하여, 닭은 눈에 빛이 보이지 않아도 호르몬을 통해 동쪽에서 해가 떠오르는 것을 느끼고 울게 된다고 합니다. 닭은 전등이 없고 시계가 없던 시절에, 사람들에게 아침에 일어날 시간을 알려주는 고마운 존재였습니다. 그런데, 수년 전 도미니카 단기선교를 갔을 때, 거의 시도 때도 없이 울리는 닭 울음소리에, 선 잠을 깨는 괴이한 일이 있었습니다. 닭이 새벽을 잘 모르는지, 암튼 밤 새도록 우는 듯싶었습니다. 옛날 시골에서 듣던 닭 울음소리는 참으로 정겨운 소리였는데, 선교지에서 아무 때나 울어대는 닭 울음 소리는 깊은 잠을 깨워, 하루를 힘들게 하는 괴로운 소음이었습니다. 성경은, “이른 아침에 큰 소리로 이웃을 축복하면, 저주처럼 들린다”(잠언 27:14)고 말씀했습니다. 축복하는 소리는 분명히 좋은 소리인데, 그 좋은 소리를 모두가 잠든 이른 아침에, 큰 소리로 동네 사람 잠을 다 깨우며 하면, 아무리 좋은 소리도 좋게 들릴 수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므로 지혜는, 때에 맞는 말과 행동을 하는 것입니다.
한동안, 북한이 핵 무장을 할 때, 남한에서는 한반도 국기를 휘두르며, 북한과 우리 민족끼리 하나되자는 분위기가 있었습니다. 그 때 국제 사회에서 북한에 제재를 가하자고 했지만, 남한의 대북정책이 우왕좌왕 하면서 많은 남한 사람들이 북한의 핵은 남한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자기 방어용이라는 희한한 논리로 북한을 감싸고 도는 바람에, 어느 새 북한은 공식적인 핵 보유국이 되었습니다. “우리 민족끼리 하나되자”는 좋은 소리가 때를 잘 못 맞추어, 이제 남한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핵 공포속에 살아야 하는 어처구니없는 처지에 빠지게 된 것입니다. 때때로 때를 못 맞춘, 축복의 소리는 저주처럼 들리게도 합니다. 무슨 말을 하든지, 무슨 행동을 하든지, 때가 중요합니다. 민수기 13장과 14장에 보면, 모세가 열 두 정탐꾼을 가나안 땅으로 보낸 후, 그들이 돌아와 보고하는 내용이 나옵니다. 하나님께서는 분명히 가나안 땅을 주신다고 약속했지만, 안타깝게도 열 두 정탐꾼 가운데, 여호수아와 갈렙만 빼고 나머지 열 명의 우두머리들은 가나안 땅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보고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노하여, 모세를 통하여 이스라엘 백성들이 정탐한 날 수인 40일의 하루를 일 년으로 쳐서, 그 사십 년간 죄악을 감당하여, 사 십년 광야생활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씀을 전합니다. 그러자, 백성들은 뒤늦게 회개하고, 이제는 반대로, 아침 일찍 일어나, 산꼭대기로 올라가며, 가나안 땅을 정복하겠다고 나서게 됩니다. 그러나, 때가 변해서, 달라진 여호와의 말씀을 어기고 싸우러 올라간 사람들이 모두 아말렉인과 가나안인에게 패퇴하게 됩니다. 때가 맞지 않으면, 축복도 저주처럼 들리게 된다고,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의 때에 맞추지 못하여, 축복된 행동이 완전히 저주 같은 결과를 얻게 되었습니다. 세상 만사에는 때가 있고, 때에 맞는 말과 행동이 삶을 복되게 하는 것입니다.
성경은, “지금은 은혜 받을 만한 때요, 구원의 날”(고후 6:2)이라고 말씀했습니다. 앞으로 주님 다시 오시는 그 날은 심판의 때이지만, 지금은 은혜 받을 만한 때입니다. 그래서, 예수 이름으로 무엇이나 구하면, 하늘 아버지께서 허락해 주십니다. 지금은 누구든지 예수님을 믿으면, 하나님의 자녀 되는 권세를 얻고 영생 복락을 누리게 됩니다. 그러나, 예수님 다시 오시는 그 날에는, 예수를 믿을 수 있는 기회의 문이 ‘마치 노아 홍수 시대에 방주문이 닫히듯이’ 완전히 닫히고, 그 문밖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모두 홍수로 멸망하듯이, 완전히 멸망을 받게 됩니다. 때를 아는 것이 지혜요, 그 때에 맞추어 순종하는 말과 행동이 풍성한 축복의 열매를 거두게 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믿음으로 구원을 얻는 은혜의 문이 닫히기 전에, 사랑하는 가족과 형제들, 친구와 친지, 그리고 이웃들 중에서 한 사람도 멸망 받지 않고 구원함에 이를 수 있도록 복음의 일꾼으로 쓰임 받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소원합니다. 샬롬. 06.01.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