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평화롭고 행복했던 때
The happiest and the most peaceful time

서로 이웃이자 친척인 산골 집성촌 사람들이 농사를 짓다가, 자기 논밭에 물을 대는 문제로, 시비가 붙어, 말로해서 해결이 되지 않자, 두 패로 나뉘어 서로 치고 박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리고, 10명 정도의 사람들이 서로를 상해죄등으로 시골 법정에 고소하게 되었습니다. 서울에서 내려온 젊은 판사는 마을 분들 수십 명을 법정에 나오게 한 후에, 논문과 판례를 샅샅이 뒤져서 논밭에 대는 ‘상호 물길 이용관계에 관한 법리’를 정리했습니다. 그리고 법정에서, 많은 자료를 들고, 한참 동안 마을 사람들에게 자신이 검토한 내용을 설명하고 열변을 토했습니다.  그러자, 나이 지긋한 국선 변호인이 손을 들고, 이제 충분히 이해했을 테니, 마을 사람들끼리 얘기할 시간을 달라고 해서, 판사는 자리를 떴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매우 기쁜 소식을 들었습니다. 서로 죽일 듯이 싸우던 사람들이 극적 화해가 이루어져 서로에 대한 고소 고발은 물론 별도로 제기했던 민사소송까지 모두 취하했다는 것입니다. 처음에 판사는 자기가 잘 법리를 설명해서 그런 멋진 화해가 이루어진 줄 알고 뿌듯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보니 그게 아니었습니다. 사실 판사가 장황하게 설명한 법리며 판례등은 그 시골 촌부들 중에 알아듣는 사람이 거의 없었고 나중엔 아예 듣지도 않았다고 했습니다.  극적으로 그 사건이 해결된 이유는 따로 있었습니다. 그 날, 판사가 자리를 뜬 후에, 마을에서 온 한 노인 분이 일어나셔서, ‘서울서 온 젊은 분이 저리 열변을 토하며 애쓰는데, 이거 동네 망신 아닌가?  이제 그만합시다.’  그렇게 말하자, 모두 머리를 끄덕이면서 거짓말처럼 서로 악수하고 눈물 흘리며 사과하고 모든 게 해결 되더라는 것이었습니다. 지식으로 시시비비, 옳고 그름을 가르면, 시비가 붙어서 서로 치고박고 다치고 분쟁과 다툼이 끝이 없지만 사랑으로 덕을 세우면, 시비는 그치고, 서로 용서하고 화해하고 하나되는 놀라운 구원 역사를 이루게 됩니다.

 

한국은 대통령 잔혹사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는커녕, 모두 끝을 불행하게 만드는 이력을 갖고 있습니다.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고 대통령마다 불행한 원인은 다 달랐지만, 대부분 모두 끝이 불행했습니다. 그런데, 박대통령 이후, 적어도 자신이 감옥에 가는 불행을 면한 대통령이 두 분 계십니다. 김영삼 대통령과 김대중 대통령입니다. 사실 김영삼 대통령도 감옥에 가실 뻔하셨습니다. 차기 김대중 대통령이 그리 마음만 먹으셨다면, 그분을 감옥에 보낼 그런 건수는 얼마든지 있었습니다. 그러나 김대중 대통령은 그렇게 하지 않으셨습니다. 게다가 김대중 대통령은 자기에게 사형 선고를 내렸던 전두환 대통령을 비롯해서 노태우, 김영삼 대통령 내외분을 모두 초청하여, 다 같이 부부 동반으로 저녁 대접을 했습니다. 아마도 이 때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평화롭고 행복했던 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자식들은 부모가 서로 사랑하고 행복해야 마음에 안정을 찾고, 하나가 되는데, 대한민국의 당시 살아 계셨던 모든 대통령들이 함께 부부동반으로 식사하면서 서로 파안대소하며 평화롭게 담소를 나누는 아름다운 모습속에, 국민들도 저절로 하나가 되어 행복해졌습니다. 저는 김대중 대통령때 IMF로 국난위기에 있었지만, 그 위기를 여야 할 것없이 온 국민이 한 마음이 되어 금 모으기 운동을 통해 멋지게 국난을 극복하고 세계 경제대국으로 우뚝 서게 할 수 있었던 바로 그 힘이, 김대통령의 그 사랑으로 덕을 세우는 지혜로운 행동에 있었다고 확신합니다.

 

지식은 교만하게 하지만, 사랑으로 덕을 세우면 연약한 지체들을 실족하지 않도록 구원하고, 공동체를 하나되게 할 수 있습니다. 모든 분쟁을 해결하고 공동체를 하나되게 하는 성경적인 방법은 언제나 사랑으로 덕 세우기입니다. 언제 어디서나 늘 사랑으로 덕세우기에 힘써, 가정과 교회, 그리고 이 사회공동체안에서의 분쟁을 그치게 하고, 화평하고 행복한 하나된 공동체를 이루어가는데 쓰임받는 동산 가족분들이 다 되시기를 소원합니다.  샬롬. 2023.1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