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그네 구조
Inviting strangers

지난 2004년, 전제용이라는 사람의 이름을 처음 듣게 되었습니다. 베트남계 미국인 피터 누엔씨가, 한국인 전제용이라는 사람을 애타게 찾아서, 한국의 한 방송 매체와 시민단체의 도움으로 경남 통영에 사는 전씨를 찾아 만나게 되면서, 거의 20년동안 소리 소문없이 감추어졌던 이야기가 세상에 드러나게 된 것입니다. 베트남계 미국인 피터 누엔씨는 공산화된 베트남을 탈출한 보트 피플 중 한 명이었습니다.  보트 피플은 베트남이 1975년에, 공산화가 되면서, 공산 정권아래에서 목숨을 구하고자, 작은 목선을 타고 바다를 통해 탈출을 시도한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197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까지 약 100만명의 사람들이 보트 피플이 되어 바다를 떠돌았습니다.  보트 피플은 작은 목선에 수십 명씩 몸을 싣고 망망 대해를 헤매다, 용케 지나가는 배들 중에서 그들을 불쌍히 여겨 구해주면, 미국 같은 나라에서 난민 지위를 얻어 살 수 있는 기회를 얻었지만, 배들이 보고도 모른 체 지나가게 되면, 태풍을 만나 배가 뒤집혀 죽거나, 식수와 식량이 떨어져 굶어 죽거나 탈수로 사망하는 일이 부지기수였습니다.  게다가 태국만 인근의 해적들은, 이들을 노리고, 금품갈취, 살인, 강간, 인신매매를 하여, 해적들에 의해 배가 침몰당하고 몰살당하는 일도 많아서, 많게는 바다로 나간 100만명중에, 약 4분의 1의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고 합니다.

 

당시 한국 정부는 다른 아시아 국가들처럼 난민에 대한 태도가 냉담하여, 한국 배들의 선장들은, 정부 시책에 따라, ‘난민을 태우지 말라’는 강경한 지시에 따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상부의 지시를 어기고 난민을 태웠다가 문제가 생기면 선장 개인의 경력은 물론, 법적 처벌까지 감수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1985년 11월 4일, 전제용 선장이 이끄는 참치잡이 원양어선 광명 87호가 인도양에서 부산항으로 향하던 중에, 말라카 해협 근처에서 난민 96명이 타고 있는 작은 나무배가 표류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 것입니다. 이 작은 목선은, 이미 엔진이 고장 나 있었고 식수와 음식이 바닥난 상태였는데, 게다가 25척의 다른 배들은 이들을 보고도 모두 외면하고 지나쳐간 후였습니다.  이제 절망가운데 죽기만을 기다리는 그들을, 상부의 지시가 엄격했음에도 불구하고, 전제용 선장은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고민 끝에, 사람 살리는 것이 먼저다라는 결론을 내리고, 선원들을 설득해서 96명의 난민을 광명 87호에 승선시켜 구조했습니다. 작은 목선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타고 있어서, 마실 물과 먹을 것도 거의 다 떨어져, 대부분 사경을 헤매던 난민들은 선원들의 따뜻한 보살핌아래 기운을 차리고 1985년 11월 30일 12시에 부산 적십자 난민 보호소에 무사히 도착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 구조 사건으로 인해, 전제용 선장은 말할 수 없는 불이익을 당하게 됩니다. 국정원에 불려가 조사를 받고, 잘 나가던 원양어선 선장직에서 해고되었고, 한동안 ‘문제 인물’로 분류되어, 다시는 배를 탈 수도 없게 되었습니다.  그는 생계를 위해, 고향에서 멍게 양식업을 하며, 힘든 세월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아무도 모르게 기억에서 완전히 사라져 버릴 수 있었던 난민 구조 사건이 19년이 지난 후에 당시 목선에 타고 있다가 죽기 직전에 구조되었던 피터 누엔에 의해 다시 모든 사람이 알도록 세상으로 나오게 된 것입니다. 피터 누웬과 월남 커뮤니티는 후에 전 선장을 미국으로 초청하여 성대한 환영 잔치를 열고, ‘우리 아버지가 되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헌사로 감사를 표하게 됩니다.

 

1985년 망망대해에서 참치잡이 어선 선장인 전제용씨가 96명의 헐벗고 굶주리고 나그네 인생들을 구출했을 때, 그들이 후에 당당한 사회인들이 되어 다시 그를 찾아 감사를 표현하게 될 줄은 전혀 몰랐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지극히 작은 소자에게 한 것이 곧 나에게 한 것이라고 말씀하시며 헐벗고 굶주린 자들, 나그네 된 이들을 돌보고 섬긴 이들을 내 아버지께 복받을 자들이여, 하나님 나라를 상속받으라(마 25:34)고 칭찬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온 세상을 두루 다니며 헐벗고, 굶주린 사람들, 병들고 나그네 된 사람들을 예수 사랑으로 섬기고 돌보며 그들에게 생명의 복음을 전하여 언젠가 주님의 심판대 앞에 서는 날, 하나님께 칭찬받고 하나님의 나라를 상속받는 우리 모두 되기를 소원합니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