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송
The Song of Resurrection by 구상 시인

죽어 썩은 것 같던

매화의 옛 등걸에

승리의 화관인듯

꽃이 눈부시다.

 

당신 안에 생명을 둔 만물이

저렇듯 죽어도 죽지 않고

또다시 소생하고 변신함을 보느니

당신이 몸소 부활로 증거한

우리의 부활이야 의심할 바 있으랴!

 

당신과 우리의 부활이 있으므로

진리는 있는 것이며

당신과 우리의 부활이 있으므로

달게 받는 고통은 값진 것이며

당신과 우리의 부활이 있으므로

우리의 믿음과 바람과 사랑은 헛되지 않으며

당신과 우리의 부활이 있으므로

우리의 삶은 허무의 수렁이 아니다.

 

봄의 행진이 아롱진

지구의 어느 변두리에서

나는 우리의 부활로써 성취될

그날의 우리를 그리며

황홀에 취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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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들에게 희망을 (Hope for the flowers)이라는 제목의 그림책이 있습니다. 책의 주인공인 호랑나비 애벌레인 줄무늬 애벌레는 알에서 깨어나, 잎을 먹고 성장하다가, 어느 날 하늘높이 솟은 애벌레 기둥들을 발견하곤, 그 꼭대가에 뭔가 있으리라 생각하여, 치열한 경쟁을 하며 올라가 보지만, 기둥 꼭대기에는 아무것도 없었고, 그 높은 곳에서 떨어져 죽는 애벌레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그러다가 연인이었던 노랑나비의 인도를 받아, 고치를 지어 애벌레의 삶에 대해서 죽고, 얼마후에 꽃들에게 희망을 주는 크고 멋진 호랑나비로 부활하게 됩니다.

 

애벌레에게 가장 큰 축복은 남보다 나은 애벌레의 삶이 아니라, 애벌레에 대해 죽고, 꽃들에게 희망을 주는 나비로 다시 사는 것입니다. 그리고, 예수 신앙의 가장 큰 축복은, 남보다 나은 이 땅에서의 삶이 아니라, 우리 썩어질 육신에 대해 죽고, 온 세상에 희망을 주는 부활 생명으로 다시 살아나는 것입니다. 봄의 행진이 아롱거리는 요즘, 우리의 부활로써 성취될 황홀한 그 날을 그리며, 온 세상에 희망을 주는 구원역사를 믿음으로 이루어가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소원합니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