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의 바람

서정주 시인이 쓴 시 중에, ‘자화상’이라는 시가 있습니다. “애비는 종이었다.” 라는 구절로 시작하는데…, 그 중간쯤에 유명한 싯구가 나옵니다. “스물세 해동안 나를 키운 건 팔할이 바람이다.” 이 구절은, 참으로 놀라운 시인의 통찰력인데, 왜냐하면 인생을 살 때, ‘바람’이 정말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자신들의 힘으로 노를 저어, 먼 바다를 건너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바람을 이용하면, 엄청나게 먼 거리를 어렵지 않게 이동할 수 있습니다. 인생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데에도, 정말 ‘바람’이 중요합니다.

구약시대 오래 전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들은, 한 동안, 많은 바람속에 살았습니다. 하나님께서 보내주시는 바람을 의지해서, 순풍에 돛을 단 듯, 모든 일이 순조롭게 풀려, 출애굽했고, 광야생활을 거쳐서,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의 주인이 되었고, 북이스라엘과 남 유다 왕국을 이루게 됩니다. 그런데, 나라가 부강해지고, 어느 정도 잘 먹고 잘 살게 되자, 이스라엘 백성들이, 바람의 공로를 잊기 시작했습니다. 나의 나 된 것이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라, 자신들의 힘과 지혜로 성공하고, 잘 된 줄로 착각하게 되었습니다. 저들은 더 이상 하나님을 간절히 의지하지 않았습니다. 그 때, 하나님께서 바람을 거두었습니다. 그러자, 저들은 마치 무풍지역에 놓인 배처럼, 최선을 다했지만 전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바벨론과의 전쟁에서, 남유다 마지막 왕 시드기야와 그의 백성들은, 최선을 다해 전쟁 승리를 기원하며 싸웠지만, 예루살렘 성과 성전은 완전히 파괴되고, 백성들은 대부분 죽고 간신히 살아남은 사람들은 포로되어 끌려갔습니다. 자신의 힘을 다해 수고했지만, 아무 유익이 없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바벨론 포로생활을 통해, 확실하게 깨닫게 됩니다. 우리 생명의 힘은, 내 자신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나를 키운 건 팔할이 아니라, 10의 10, 십할이 바람, 즉 하나님께서 불어주시는 바람’때문이라는 사실을 그 순간 확실히 알게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부활 승천하시기 전에,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끝까지 나의 증인이 되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성령은, 헬라어로 퓨뉴마입니다. ‘바람’이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우리 인생은, 오직 하나님께서 보내 주시는 퓨뉴마, 성령의 바람으로, 어렵지 않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인간의 힘으로는 노 저어 꿈도 꿀 수 없는 세상을, 바람을 의지하면, 쏜살같이 나아가 거대한 바다를 건너, 새로운 세상에 이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예수 믿어, 성령의 바람을 힘입게 되면, 이 생을 넘어, 영원한 하나님의 나라에 이르게 됩니다.

그러나, 성령의 바람은 저절로 분 것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잘 압니다. 예수님의 부활 승천후에 예수님의 제자들을 포함한 120문도들은 한 자리에 모여,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그 기도가 하나님앞에 상달되었을 때, 하나님께서 정하신 때인 오순절 날을 기하여 그들위에 놀라운 성령의 바람이 불게 됩니다. 그러므로, 오늘날 모든 것이 중단된 것 같은 팬데믹 시대에, 우리가 꼭 해야 할 일은 ‘성령의 바람’이 영적으로 황폐한 이 세상위에 다시 불어 새로운 부흥의 역사를 이루어 주시기를 간절한 기도하는 것입니다. 선하신 주님께서 우리들의 기도를 들으시고 다시금 성령의 바람을 보내 주시어, 코로나 사태로 메말라가는 우리 심령과 삶에 놀라운 회복과 부흥의 역사가 일어나기를 소원합니다. 샬롬. 2021.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