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처럼 살자 (Live like a cow)

  얼마 전 성도님들과 이야기하다가, 요즘 세상은 예전과 많이 다르다는 대화를 하게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인간관계에 충성스러움이 있었습니다.  서로 쉽게 배반하지 않고, 손해를 볼지라도 의리를 지키는 것을 큰 덕목으로 알았습니다.  부부 관계에도 의리가 있어서, 같이 살면서 그렇게 속을 썩인 남편을 성실하게 병수발하는 아내들이 많았습니다.  신앙생활에 있어서도 한 교회를 정하면, 정말 피치못할 사정이 아닌 다음에는 거리에 상관없이 변함없이 대를 이어 한 교회를 섬기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런데 요즘 세상은 변화가 무쌍합니다.  조금도 손해 보지 않으려고 하고, 작은 이익에 쉽게 마음을 바꾸어 버립니다.   새로운 핸드폰이나 혹은 더 나은 서비스를 받기 위해 멀쩡한 핸드폰을 버리고, 이동통신 회사를 쉽게 바꾸어 버립니다.  부부간에서도 어려운 문제가 닥치면 극복하려고 하기 보다는 서로 ‘쿨’하게 헤어지고 더 나은 상대를 만나려고 합니다.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충성됨이나 의리를 찾아보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습니다.  

  2009년은 기축년, ‘소의 해’입니다.   소는 예로부터 근면과 온유, 그리고 충성스러움의 대명사였습니다.  소는 특히 농사일을 도맡아 우리 민족의 가축 중에서도 가장 소중한 존재였습니다.  따라서 과거에 농가에서 소는 부의 상징이자 토지 다음가는 재산이었습니다.  

  ‘소 꿈은 조상 꿈’, ‘암소가 들어오면 복이 들어온다’는 옛 속담들을 통해서, 소는 조상과 자식, 그리고 재물과 사업의 번성을 상징하는 것으로 알려져왔습니다.  

  또한 소는 화(禍)를 막아주는 존재이기도 했습니다.  민족 설화중에, 깊은 산속에서 호랑이를 만난 주인을 목숨을 걸고 구해낸 충성스런 소의 이야기가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주인을 위해 평생을 봉사하다가, 종래에는 자신의 몸까지 주인을 위해 온전히 제물로 드립니다.  소고기는 한국에서 최고로 치는 음식이었습니다.  

  에스겔서에 보면 예수 그리스도의 형상을 네 생물로 표현했습니다.  그것은 사람, 사자, 소, 독수리입니다.   이 네 생물의 모습은 4 복음서와 일치합니다.  누가복음은 예수님을 인성을 가진 사람으로 표현합니다.  이 복음서에서는 세리와 죄인들을 불쌍히 여기시는 예수님의 인간적인 모습들이 많이 강조되었습니다.  마태복음은 하나님의 나라를 강조하여, 왕권을 가진 예수님의 모습을 사자로 비유하고 있습니다.   요한복음은 예수님을 태초부터 세상을 창조하신 말씀으로 표현하여 초월적인 형상, 즉 독수리로 표현했습니다.  

  그러나 마가복음은 예수님을 기꺼이 죄인들의 종이 되어 죄인들을 섬기고, 죄인들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모습으로 표현하여 예수님을 ‘소’의 형상으로 비유했습니다.   성경에서 말씀하시는 소의 모습은 ‘섬김과 희생’, 그리고 충성스러운 모습입니다.  소의 이런 모습 때문에 구약에 하나님께서 기뻐받으시는 제사 제물은 대부분 소를 드렸습니다.  

  성경은 말세에는 고통하는 때가 이르는데, 사람들이 ‘배반하여, 팔며, 조급하다’(딤후 3:4)고 말씀했습니다.  기축년을 시작하면서, 늘 마음을 쉽게 바꾸고, 변심하고 배반하기를 밥먹듯 하는 세대속에서, ‘소처럼 충성되이 변함없이 죄인들을 죽기까지 섬긴’ 예수님의 형상을 본받는 여러분과 제가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