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임받는 축복
Blessing to be used for His Glory

오래 전 터키 단기선교를 갔을 때, 어떤 공원에서 허름한 옷을 입은 중년의 남자들 무리가, 대낮에 값싼 담배를 나누어 피면서 하릴없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남자들이 할 일이 별로 없어서 집안에만 있기 어려워 밖에 나왔는데, 갈 데도 없어서 공원에 삼삼오오로 모여 담배만 피우고 있었던 것입니다. 할 일이 없다는 것은 참으로 불쌍한 일이었습니다.  찾아오는 사람도 없고 할 일이 없는 남자는 꽤 처량하고, 게으르고, 지저분하고, 불쌍해 보였습니다. 일복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누군가 내게 할 일거리를 준다는 것은, 놀라운 축복입니다. 그 일로 인해, 가족들이 먹고 살 수 있다면, 그건 더욱 놀라운 축복입니다. 게다가 그 일이, 사람을 구원하고 세상을 복되게 하는 일이라면 가문의 영광이 될 만큼 놀라운 하나님의 축복입니다.

 

그런데 성경에 보면, 그런 놀라운 하나님의 축복을 거절한 사람이 나옵니다.  모세입니다.  그는, 하나님께서 ‘출애굽의 사명’을 주어 애굽에 가라고 명하였을 때, ‘주여 보낼 만한 자를 보내소서’라고 간곡하게 주님의 부르심을 거절합니다.  모세가 하나님의 부르심을 거절한 이유는 충분합니다. 모세는 ‘입이 뻣뻣하고 혀가 둔하여’ 본래 말을 잘 하지 못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출애굽 사명을 잘 감당하려면 무엇보다도 말을 잘해야 하는데, 말을 잘하지 못하니 자기는 주님께서 주신 출애굽 사명을 감당하기에 적합한 자가 아니라고 판단한 것입니다. 게다가 모세는 하나님께 부르심을 받을 때의 나이가 80세여서, 힘과 지식, 재능이 없을 뿐만이 아니라 나이도 많아서, 출애굽이라는 중차대한 사명은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사람들이 주님의 부르심앞에 주저하고, 순종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어쩌면 모세의 경우와 같습니다. 주님의 부르심을 따르려면, 자기에게 뭔가 충분하게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주님께서 맡기시는 하나님의 일을 하려면 시간과 돈과 힘과 능력, 건강, 재능이 있어야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선교를 하려면, 돈이 있어야 하고 노방 전도는 담대한 용기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부엌 봉사는 음식을 잘 할 줄 알아야 하고, 찬양대 섬김은 노래를 잘하고, 사회 봉사하려면 시간이 있어야 하고, 주일학교 교사는 가르치는 재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주님의 부르심에 순종하려면, 자기에게 뭔가 충분한 재주와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성경은,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마 6:33)고 말씀했고, ‘만일 누가 말하려면 하나님의 말씀을 하는 것 같이 하고 누가 봉사하려면 하나님이 공급하시는 힘으로 하는 것 같이 하라’ (벧전 4:11)고 말씀했습니다. 주의 일은, 우리 자신의 말 주변과, 힘과 능력과 재능으로 감당하는 것이 아니라, 그 없는 말 주변과, 힘과 능력과 재능과 시간과 물질은, 주의 일에 헌신하는 순간에 모두 다 내게 더하여 지는 하나님의 축복이 된다는 말씀입니다.

 

사실, 주의 일에 보낼만한 사람은 따로 없습니다.   성경은, 우리는 모두 왕 같은 제사장이요, 그리스도의 몸된 지체로서, 다 각자, 주님의 몸된 교회를 섬기며, 세상의 빛으로 쓰임받을 수 있는 하나님의 사람이라고 말씀합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나님 아버지께서 자신을 보냄과 같이, 우리들을 세상에 보낸다”(요 20:21)고 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예수 믿어 구원의 확신을 가진 모든 성도들을 세상에 보내십니다.   그리고 “너희는 세상의 빛이요, 세상의 소금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세상의 빛, 세상의 소금으로 쓰임받기 위해 천부적인 재능이나 능력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주님의 부르심에 믿음으로 순종하기만 하면, 세상의 빛, 세상의 소금으로 쓰임받기에 조금도 부족함없이 없도록 재능과 능력은 모두 하나님께서 은사로 공급해 주십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모세에게 아론을 보내 주셨듯이 도울 자들도 보내 주시어, 우리가 넉넉히 주님께서 주신 사명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은혜를 주십니다. 그러므로 주님의 부르심에 믿음으로 순종함으로, 언제 어디서나 세상의 빛과 소금된 사명을 기쁨으로 온전히 감당하여 하나님 주시는 축복을 풍성히 누리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소원합니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