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우산을 쓰는 사람들
>People under one umbrella

정 철이라는 작가는 자신이 쓴 사람사전이라는 책에서 가족을 “한 우산을 쓰는 사람들”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나기가 올 때에는, 그 우산속에, 가 족들이 다 비를 피하기 위해 모여든다는 것입니다. 가족 수가 많아도, 우 산이 아무리 작아도, 신비롭게도 가족은 그 한 우산에 다 들어갑니다. 엄마와 아빠는 강한 비가 내리면, 최대한 자신들의 몸을 팽창시켜서 우산의 일부가 되어, 아이들을 비로부터 보호하고, 날이 활짝 개이면, 빠르게 몸을 수축해서, 아이들이 햇볕을 쬐게 합니다. 부모의 자녀 사랑은 놀랍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내리 사랑으로 주기만 하던 엄 마 아빠도 나이 들어가면, 점점 자식들을 보호하고 돌보는데, 힘겨워할 수 있습니다. 손주들 을 만날 때 기뻐하시지만, 떠날 때, 좀 더 기뻐하시는 듯싶습니다. 점점 모든 일을 힘들어 하십니다. 그 때에는 놀랍게도, 자식들이 엄마 아빠의 버팀목이 되어줍니다. 약해지 는 엄마 아빠가 기댈 수 있는 든든한 바위가 됩니다. 이렇게 가족은, 한 몸처럼, 이 세 상 살면서 겪게 되는 모든 풍파를 ‘하나 되어’ 이겨나가는 공동체입니다. 우리가 평 소에 별로 크게 감사하지 않는, 그러나, 하나님 주신 놀라운 선물입니다. 영적인 가족인 교회 신앙공동체도 어려울 때, 그 진가를 발휘하게 됩니다. 평소엔, 교 회 모임이 왜 필요한지도 잘 모르고, 서로의 만남이 부담스럽고, 불편할 수 있습니 다. 그러나, 위기 상황이 되면, 정말 가족밖에 없게 됩니다. 인생의 풍파가 밀어닥치 면 서로 바람막이가 되어 주면서, 서로 전화해서 안부를 묻고, 서로의 어려움을 위 해, 마치 내 일처럼 기도해 주고, 함께 기뻐하고 슬퍼하고, 안타까워하면서, 또한 먹 을 것과 쓸 것을 나눕니다. 가족은 하나님의 놀라운 선물입니다. 그런데, 어려움이 닦 치면, 함께 하는 것이 더욱 힘들어지는 가족이 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주민들의 외 출과 이동이 제한되면서, 세계적으로 가정내 폭력이 크게 늘었습니다. 트위터 트렌 드에는 ‘코로나 이혼’이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졌습니다. 좁은 공간에 몇 사람이 갇히 는 형국이 되면서, 서로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거나, 사소한 말다툼끝에, 충동적으로 이혼으로 발전하기도 했습니다. 힘들고 어려울 때, 서로 사랑하고 이해하고, 품어야 할 가족이 해체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렇게, 힘들고 어려운 일이 닥칠 때, 가족은 더욱 하나되기도 하고, 더욱 멀어지기도 합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요? 성경은, ‘사람이 무엇으로 심든지 그대로 거둔다’고 말씀했습니다. 콩 심으면, 콩이나 고, 팥을 심으면 팥이 납니다. 그러므로 위기 때의 가족의 모습은 내가 평소에 심은 대로, 거두는 모습입니다. 특별히 자녀들이 그렇습니다. 그래서 자고로 자식 농사라 고 했습니다. 자식을 어떻게 공들여 키우느냐에 따라서, 그 맺히는 열매가 크게 달라 질 수 있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모든 사람들이 집안에 갇히게 되면서, “안개가 걷히니 태산이 드러난다고”, 뜻하지 않게 우리는 인생의 소중한 가치들을 다시 발견하게 되었습니 다.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감사한 일이었는지 깨닫게 되었고 동시에, 가족의 소중함 을 다시 알게 되었습니다. 가족은 어려울 때, 서로를 지켜주고 보호해 주는 가장 귀 한 사회 안전망입니다. 자녀들이 어릴 때에는 부모가 돌봐주고, 부모가 연로해지셨 을 때에는 자식들이 부모에게 바위가 되어주는 존재가 가족입니다. 가족은 우리가 평생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하나님께서 모든 인생들에게 공평하게 허락해 주신, 하 늘의 선물입니다. 육신의 가족이 없는 분들은, 영적 가족인 교회를 선물로 주셨습니 다. 5월은 가정의 달입니다. 그리고 오늘은 어린이 주일입니다. 아무쪼록 우리에게 가정을 선물로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주의 교양과 훈계로 자녀를 양육하여, 하나 님 주신 선물을 풍성히 누리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소원합니다. 샬롬. 2021.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