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알의 밀 (Death of a wheat)

지난 1월 5일 화요일 새벽 3시경쯤 아틀란타 조지아에 사는 저희 어머님께 급한 연락이 왔습니다.  아버지가 숨을 쉬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올 것이 왔다’는 심정으로 되도록 평안한 목소리로 어머니를 진정시켜 드리고 바로 준비해서 떠나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6개월쯤 전에 아버지는 위급 상황으로 응급차에 실려 병원에 가신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 급히 조지아에 내려가 아버님을 만나뵈었고, 다시 하나님의 은혜로 살아나신 아버님께 만약을 위해 ‘예수 믿음으로 얻는 구원’을 재삼 재사 확인시켜 드렸습니다.  또 혹시 앞으로의 일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온 식구들이 함께 모여 예배드리며 아버님의 유언을 미리 들을 수 있는 기회도 가졌습니다.  그리고 남은 몇 달간의 시간을 어머니와 함께 보내시면서, 당신이 아내에게 잘못했던 일들도 모두 회개하고, 용서를 구하고 서로 온전히 하나되는 행복한 시간을 가지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충분한 시간을 저희 아버님께 주셔서 천국 갈 준비를 완벽하게 해 주시고 저희 아버님을 부르셨습니다.  

그런데 지난 11일 월요일, 뉴욕에 있는 교단소속 교회에 목회자 신년하례식에 참석하던 중, 아내의 전화로 놀라운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사랑하는 최용준 장로님께서 소천하셨다는 비보였습니다.  믿을 수 없었습니다.  그 날 새벽에 제가 말씀을 전할 때만도, 꼿꼿한 자세로, ‘아멘, 아멘’ 하시면서 강건하셨던 장로님이 어떻게 갑자기 소천하실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기에 잘못된 소식이기만을 빌었습니다.  

그러나 내 바람과는 너무 다르게 모든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최용준 장로님을 하나님이 부르셨습니다.   병원에 유가족들을 만나러 갔다가, 슬피우는 유가족들을 쳐다볼 수가 없었습니다.  너무 가슴이 아팠고, 혼란스러웠습니다.  마음을 겨우 진정하고, 함께 기도했습니다.  

그 후 몇 일이 지나면서, 기도중에 하나님께서 마음에 평안을 주셨습니다.  부족한 저희 아버지를 준비시켜서 불러 주신 하나님께서는 사랑하는 사람을 결코 준비되지 않았을 때 부르지 않으신다는 것입니다.   최용준장로님은 우리들 입장에서는 이별할 준비가 안되었지만, 하나님께는 이미 언제라도 천국에 들어갈 준비가 되신 분이셨다는 확신을 얻었습니다.  

언젠가 죽음에 관한 어느 목사님의 말씀이 기억이 납니다.  ‘사람은 질병으로도 사고로도 노환으로도 그 무엇으로도 죽지 않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부르시면, 질병으로나 사고, 혹은 노환이나 기타 여러가지 방법으로 죽습니다.’  죽음이 사람의 뜻이 아니라, 하늘의 부르심이라는 말씀입니다.  저는 저희 아버님을 완벽하게 준비시켜 천국으로 불러주신 하나님의 은혜에 깊이 감사합니다.  또한 준비된 최장로님을 불러주신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그러고보니, 올해 들어 유난히 소천하신 분들이 많습니다.  저희 아버님뿐만이 아니라, 지난 1월 8일에는 우리 교단 감독님 장인께서 소천하셨고, 최용준장로님뿐만이 아니라, 우리 교단 최재형목사님의 아버님께서 지난 12일 소천하셨습니다.   이것이 무슨 징조일까요?  유난히 춥고 눈이 많이 오는 해는 풍년이 든다고 합니다.  예수님은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어야 많은 결실을 맺는다’고 말씀했습니다.  주님의 부르심을 따라, 올해는 그 어느 해보다도 많은 신앙의 결실이 있을 줄로 믿습니다.  하나님의 크신 위로가 유가족들 모두에게 있기를 소원합니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