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에의 길
Pathway to happiness

지금은 아니지만, 저는 한동안 수제비를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수제비를 보면, 매우 궁핍하게 살던 어린 시절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가난했던 어린 시절 허구헌날 먹었던 음식이 수제비였습니다. 그 때, 저는 부모님은 늘 돈이 없다고 하시면서, 수제비 재료인 밀가루는 어디에서 났는지 궁금했었습니다. 저는 친척들이 많았기에, 부모님께서 그분들에게 얻어 오신 줄 알았습니다. 과연 한국 사람들은, 어려움에 처하면 콩 한쪽도 나누어 먹는 민족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감사했습니다. 그러다 아주 나중에 제 감사의 방향이 잘 못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때 먹은 수제비 밀가루는 제 수많은 친척들 중에서 누군가 우리를 불쌍히 여겨 준 것이 아니라, 태평양 건너 저 멀리 살았던 미국 사람들이 우리 한민족을 불쌍히 여겨 보내 준 ‘480 밀가루’였습니다. 우리가 매우 힘든 시간을 보낼 때, 미국인은, 식량만 원조한 것은 아닙니다. 50년대 우리 나라가 빋은 경제 원조는 무려 24억 달러가 넘었습니다. 그 돈으로 우리는 경제 개발을 조금씩 이루어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미국은 불우한 환경에 있는 우리 아이들을 양육해 주었습니다. 미국 선교사님들에 의해 수많은 고아원과 탁아소, 학교들이 세워졌고, 선교사님들에 의해 미국에 와서 공부한 분들이 한국의 지도자들로 세워져 오늘날 대한민국의 기초를 놓을 수 있었습니다. 그 가운데, 오늘 우리 교회가 함께 하는 컴패션이 있습니다.

컴패션의 시작은 이렇습니다. 한국 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 겨울, 미군 병사들을 위로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 중이었던 에버렛 스완슨 목사님은, 이른 아침, 우연히 거리를 청소하는 청소부들의 행동을 보게 됩니다. 땅에 떨어진 걸레 뭉치로 보이는 쓰레기들을 집어서 트럭으로 던져 넣는데, 그 쓰레기 뭉치속에서 어린 아이의 팔이 삐쭉 튀어 나온 것을 보고, 황급히 달려가 확인해 보니, 지난 밤 혹독한 추위와 배고픔속에 잠든 모습으로 얼어 죽은 어린 아이가 있었습니다. 그런 아이들이 한 둘이 아니었습니다. 그 아이들의 모습에 너무나 큰 충격을 받은 스완슨 목사님은, 고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안에서, ‘나는 이 죽어가는 어린 아이들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게 되고, 그 이후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며, 굶주림과 질병으로 죽어가는 한국 어린이들의 비참한 실상을 알리며 후원자가 되어 줄 것을 호소했습니다. 그리고 스완슨 목사님은 한국 고아들에게 필요한 것이 단지 물질적인 도움만이 아니라, 한 사람의 따뜻한 사랑이라는 것을 깨닫고, 어린이와 한 후원자 혹은 후원가정, 또는 후원교회를 1:1 결연을 맺어 기도와 사랑으로 양육하도록 했습니다. 이렇게 한국 전쟁고아들을 돕는 일에서부터 시작된 컴패션은 1993년까지, 무려 10만명 이상의 한국 어린이들을 양육했고, 이들을 훌륭한 사회인으로 배출했습니다.

컴패션이라는 영어 단어는 ‘불쌍히 여기다, 혹은 긍휼히 여기다’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타국에 있는 죽어가는 아이들을 불쌍히 여기고, 무엇이나 하려고 했었던 긍휼히 여기는 사람들을 축복해 주셨습니다. 미국이라는 나라를 축복하여 세계 제 1의 국가가 되게 하셨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풍요로운 나라가 되게 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행복하여라, 긍휼히 여기는 자는 왜냐하면 저희가 긍휼이 여김을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누군가를 위해 내가 가진 것을 나누고, 베풀면, 곧 알게 됩니다. 하나님의 놀라운 사랑과 긍휼과 축복, 그분의 선하심과 인자하심이 정녕 자신을 따르게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꾸는 자가 아니라, 꾸어주는 자가 되고, 도움받는 자가 아니라, 돕는 자로 계속해서 살게 됩니다. 무엇보다도 “행복해집니다. 긍휼히 여기는 사람은, 왜냐하면 하나님께서 그들을 긍휼히 여기시어, 계속해서 축복해 주시기 때문”입니다. 샬롬. 2023.0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