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칠환 시인이 쓴 ‘새해 첫 기적’이라는 제목의 시에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황새는 날아서/ 말은 뛰어서/ 거북이는 걸어서/ 달팽이는 기어서/ 굼벵이는 굴렀는데/ 한날 한시 새해 첫 날에 도착했다.// 바위는 앉은 채로 도착해 있었다.’ 황새, 말, 거북이, 달팽이, 굼벵이, 바위등은 각자 삶을 사는 방식과 속도는 달랐지만, 마치 기적이 일어난 것처럼, 모두가 다 새해 첫 날에 도착합니다. 일년 열 두 달, 시간은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지고, 마지막 순간도 ‘마치 새해가 다가오듯’ 모두에게 공평하게 다가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세상 만물, 특별히 사람에게 이 땅에서 영원히 사는 대신에 제한적인 수명을 주시어, 마지막 순간을 맞이하게 하신 이유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마지막 순간을 생각하면, 사람이 분명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죽음을 앞에 두면, 사람의 생각과 행동이 달라집니다.
오래 전부터 죽음 준비학교라는 이름으로, 죽음을 미리 간접 체험해 보는 ‘임종 체험’ 클라스들이 생겨났습니다. 임종 체험의 첫 순서는 영정 사진을 찍는 것입니다. 그리고 ‘죽음 준비’에 관한 강의를 듣게 되는데, 사람들은 보통 죽을 때, ‘살면서 남의 마음을 아프게 한 것, 그리고 고마워요, 사랑합니다’라고 말하지 않은 것들을 후회한다고 합니다. 강의 듣고 임종 체험관에 들어가서 수의를 입고 남은 가족들에게 유언서를 쓰다보면, 삶의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를 선명하게 깨닫게 되는 것입니다. ‘임종 체험’을 하신 분들의 기록을 갖고 판단해 볼 때, 삶의 진정한 가치는 크게 세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첫째는 사랑입니다. 사람들은 죽음을 앞두면, 사랑하는 사람들을 찾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에, 남은 사람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사랑이기도 합니다. 둘째는 용서입니다. 임종 체험관에서 유서를 쓸 때, 가장 많이 나오는 주제 중의 하나가, ‘용서’입니다. ‘남의 마음을 아프게 한 것에 대해 용서를 구하는 내용’입니다. 그러나, 용서는, 나의 잘못에 대해 다른 사람에게 용서를 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주기도문의 내용처럼, ‘우리가 우리에게 잘못한 사람을 용서해 주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예수님은 ‘각각 마음으로부터 형제를 용서하지 아니하면 나의 하늘 아버지께서도 너희를 용서치 않으리라’고 경고하셨습니다. 우리가 육신의 생명이 다하여, 공의로운 재판관이신 하나님앞에 서기 전에 꼭 해야 할 일은 서로간에 잘못한 것을 잘잘못 따지지 말고 깨끗이 사과하고 또 남이 나에게 잘못한 것은 마음에 꽁하고 품어 두지 말고, 꼭 용서하여 풀어주어야 합니다. 세번째는 ‘베품’입니다. 성경은, ‘정함이 없는 재물에 소망을 두지 말고, 선을 행하고, 선한 사업을 많이 하고 나누어 주기를 좋아하며 너그러운 자가 되게 하라. 이것이 장래에 자기를 위하여 좋은 터를 쌓아 참된 생명을 취하는 것이니라’ (딤전 6:17-19)고 말씀했습니다. 아직 우리 각 사람에게 건강이 있고, 시간이 있고, 물질이 있으면, 그것들을 사용하여, 하나님 나라 영광을 위해 선한 사업을 많이 하고, 나누어 주기를 좋아하고, 너그럽게 베풀며 살아야 합니다. 이런 행동이 장래에 자기를 위하여 참된 생명을 취하는 길이 되기 때문입니다.
세상 만물에는 모두 기한이 있습니다. 황새, 말, 거북이, 달팽이, 굼벵이, 바위, 모두 각자의 속도와 사는 방식은 달라도, 모두가 기적처럼 하나님께서 정하신 시간에 각자의 종말을 맞이하게 됩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도 세상 만물처럼, 죽음과 종말을 맞이합니다. 단지 언제 종말을 맞이 할런지 알지 못할 뿐입니다. 그러나, 성경은 ‘자기 날 계수함을 아는 것이 지혜”(시 90:12)라고 말씀했습니다. 왜냐하면 각자 자신의 종말을 생각할 때, 우리는 인생을 사는데 무엇이 가장 소중한지를 깨닫게 되기 때문입니다. 종말을 맞이할 때, 후회없는 인생은 서로 사랑하며 사는 삶이요, 서로 감사하며 서로의 잘못을 용서하고, 또한 가진 소유로 베풀며 사는 삶입니다. 그건, 사랑, 용서, 그리고 베풀고 사는 삶입니다. 그러므로 이제 2025년 남은 한 달,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사랑하고, 용서하고, 베풀어, 2025년을 잘 마무리하고, 오직 주님께 소망을 두고, 힘차게 믿음으로 2026년 새해를 열어가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소원합니다. 샬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