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청소
Swedish Death Cleaning

집을 구하러 찾아다니던 분이, 언덕위에 고풍스러운 이층집을 소개받아 집구경을 하던 중, 마당 구석에 자리잡은 창고안도 들여다보게 되었습니다. 그곳에는 여러 잡동사니 물건들이 쌓여 있었는데, 그 가운데 눈에 확 들어오는 대형 흑백 사진이 있었습니다. 부동산 에이전트의 말에 의하면, 집 주인의 어머니가 아주 오래 전, 대학생 때 찍은 사진인데 학교를 방문한 트루먼 대통령을 영접하는 장면이라’고 했습니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에 집을 물려 받은 아들이 가구는 모두 처분했지만, 차마 그 사진은 어쩌지 못해서, 창고에 보관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그 집이 새 주인을 만나게 되면, 오랫동안 창고에 먼지 수북이 뒤집어쓰고 한쪽 구석에 놓여있던, 집 주인 어머니의 유품 사진도 자연히 버려지게 될 것입니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말이 있습니다. 쓸모있는 가죽을 남기는 호랑이처럼 사람은 살아있는 동안 훌륭한 일을 하여 후세에 명예로운 이름을 남겨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죽어서 명예로운 이름을 남기는 대신, 처분하기도 곤란한 잡동사니를 남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스웨덴에는 도스테드닝이라는 개념이 있다고 합니다. 죽음 청소라는 뜻입니다. 나이가 들면서, 물건을 쌓아 두는 것을 멈추고 평생 동안 쌓인, 잡동사니를 정리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개념입니다. 스웨덴식 죽음 청소는 자녀와 친구들에게 남기는 사랑의 선물입니다. 죽은 이의 유품을 정리하는 일을 쉽게 만들어 주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영원히 살 수 없기에, 누구나 다, 후손들에게 어떤 유산을 남길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데, 우리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만 남겨두기 위해 잡동사니를 제거하는 스웨덴식 죽음 청소를 하는 것이 분명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본받아야 할 예수님은 죽음을 앞두고, 매우 특별한 유산을 남기셨습니다. 예수님은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시기 바로 전날 밤에 “자기가 세상을 떠나 아버지께로 돌아가실 때가 이른 줄 아시고, 세상에 있는 자기 사람들을 사랑하시되 끝까지 사랑하셨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저녁 잡수시던 자리에서 일어나, 겉옷을 벗고 수건을 가져다가 허리에 두르시고, 대야에 물을 떠서, 제자들의 발을 씻기시고 그 두르신 수건으로 닦아주셨습니다.  우리는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어떤 재물이나 권세를 유산으로 남긴 것이 아니라, 세족식을 행하시며,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서로 사랑하라는 말씀을 남겼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사실, 예수님은 머리 둘 곳도 없이 온 세상을 두루 다니시며 복음을 전하셨기에, 재산이라고 생각할 것이 별로 없었습니다. 예수님은 죽음을 앞두고, ‘죽음 청소’를 깨끗이 마쳤습니다. 남긴 재물이 없었기에, 그것으로 제자들 간에 서로 다투고 싸울 일이 없었습니다. 만약 예수님이 오늘날의 이단 교주들처럼 엄청난 재물을 쌓아 두었다면, 늘 돈궤를 맡아가지고 회계의 일을 보았던, 가룟 유다가 고작 은 30냥에 예수를 팔 일은 없었을 것입니다. 알고보면, 예수님은 은 30냥도 없었습니다. 예수님은 재물이 아니라, 세족식과 함께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서로 사랑하라’는 유산을 남기셨습니다. 예수님의 사랑은, 예수님처럼, 우리가 각자 자신을 낮추어, 다른 사람의 더러운 발을 씻겨주는 사랑을 뜻합니다. 병든 자, 가난한 자, 외로운 자, 슬픈 자, 괴로운 자, 연약한 자를 돌보고 죄인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사랑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훌륭한 이름을 남기기 보다는 잡동사니를 남기고 떠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십자가에 죽으시면서, 세족례를 행하시며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사랑하라는 새 계명을 유산으로 남겨 주셨습니다. 예수님은 썩어질 세상 영광이나 재물을 후손들에게 남겨 주신 것이 아니라, 썩지 아니할 영원한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모든 인생들을 위해 남겨 주셨습니다. 그러므로 예수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을 돌아보는 고난 주간, 예수님께서 남겨주신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서로 사랑하라는 말씀을 깊이 마음에 새겨, 실천하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소원합니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