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를 사랑합니다.
I love thee

2011년 작년 초에 나왔던 영화중에 배우 이순재, 송재호주연의 그대를 사랑합니다.라는 영화가 있었습니다.  대략적인 줄거리는 70대 후반의 네 명의 남녀가 만드는 아름다운 사랑의 이야기입니다. 무뚝뚝하고 무심한 성격으로 인해, 먹고 싶어하던 우유도 못 먹고 세상을 떠난 전 처에게 사죄하는 마음으로 아침마다 우유를 배달하는 할아버지 만식과 글을 읽을 줄 모르는 할머니 송씨는 눈 내리던 어느 날 서로 만나 설레이는 사랑을 시작하게 됩니다.  그러나 그대를 사랑합니다.라는 영화에서 제게 가장 큰 감동을 주었던 부분은 치매에 걸린 아내 곁에서 한 시도 떨어져 살 수가 없는 순정파 할아버지 군봉과 그의 처 순이의 이야기입니다.  군봉 할아버지는 2남 1녀를 두었지만, 모두 뿔뿔이 흩어져 바쁘게 살았기 때문에, 명절에도 서로 얼굴 못 본지 꽤 오래 되었습니다.  자식들과는 그저 전화로만 가끔씩 안부를 전하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군봉 할아버지는 아내가 치매에 걸렸지만, 자녀들에게 부담이 될까봐 오랫동안 그 사실마저도 숨기고 살았습니다.

 

그런데 치매에 걸린 아내가 어느 날 심하게 하혈을 하는 것을 보고, 아내가 몹쓸 병에 걸려 이제는 그나마 죽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 군봉 할아버지는 자녀들에게 전화해서 손자들까지도 모두 오게 합니다.  영문을 알지 못한 자녀들은 툴툴 거리면서, 부모를 뵈러왔지만, 급작스런 부모님의 호출에 혹시 노부모를 모셔야 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으로 두 아들 며느리들은 부엌에서 설거지를 하면서, 서로 아직 부모를 모실 수 없는 형편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군봉 할아버지는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자녀들을 보고 싶었을 뿐입니다.   할아버지는 자녀들을 모두 돌려 보낸 후에, 방에 연탄불을 피워놓고, 치매가 걸린 아내의 손을 꼭 잡고 함께 세상을 떠납니다.  이렇게 죽은 군봉 할아버지가 죽기 전에, 친구였던 만식 할아버지에게 편지 한 장을 남겼습니다.  자신들의 죽음을 사고사로 처리해 달라는 간절한 부탁이었습니다.  자식들에게 혹시라도 해가 될까봐 끝까지 자식들을 생각하며 죽은 것입니다.

 

지난 주에, 저희 교회 어르신 가정을 방문했습니다.  권사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소원 기도가 하나 있다면, 거동이 불편한 남편이 자신보다 먼저 소천하시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혹시라도 남편이 뒤에 남게 되었을 때, 자녀들에게 부담이 되지 않을까 염려하는 마음이었습니다.  자녀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아야겠다는 부모의 마음이 너무 가슴 아프게 다가왔습니다.   사랑하는 두 아들을 둔 저도 아마 그런 마음으로 살다 가겠지요?

 

오늘은 어버이주일입니다.  부모가 되어보기 전에는 부모의 마음을 이해할 수 없다고, 하루 하루 나이가 들어가면서 철이 더욱 깊이 드는 듯 싶습니다.  오랫동안 함께 살아온 아내가 더욱 소중해지고, 자녀들과 부모님을 바라보는 마음이 더욱 간절해집니다.  성경은 ‘네 부모를 공경하라 이것은 약속이 있는 첫 계명이니 이로써 네가 잘되고 땅에서 장수하리라’(엡 6:2-3절)고 말씀했습니다.   말씀에 따라, 부모님 공경을 통해, 하나님의 축복을 누리는 우리 자손들이 다 되어지기를 간절이 소원합니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