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는 그의 말을 들으라
Listen to Him!

노년이 되면 누구나 한 번쯤 해보는 생각이 있습니다. 남은 인생은 어디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까입니다.  고향에 돌아가, 작은 집 하나 마련하고 텃밭 가꾸며 조용히 살까 아니면 사람들이 많은 도시에서 북적거리며 살까’ 고민하게 됩니다.  그러나 어디서 살든, 누구나 자식들 신세지지 않고 되도록 우아하게 삶을 마무리하고 싶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런 은퇴자들을 위해 럭셔리 실버타운이 매력적인 선택지가 되곤 합니다.  몇 년 전, 저는 C&MA 교단 이사회 회원 자격으로, 플로리다 바닷가에 위치한 교단에서 운영하는 Shell point 럭셔리 실버타운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실버타운 안에 들어가니 마치 유명 휴양지에 온, 딱 그 느낌이 들었습니다.  맛있는 식사가 준비되는 식당이 이곳 저곳에 있어서, 식사 때에는 어느 식당이든 가서 식사할 수 있었고, 멋진 잔디가 깔린 골프장이 있어서 언제든 운동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극장, 휘트니스 클럽, 도서관, 당구장, 수영장뿐만이 아니라, 바닷가에는 돌고래들이 뛰놀고, 바다낚시를 원하면 정해진 시간에 출발하는 배가 준비되어 있어서 언제든 즐길 수 있었습니다.   또한, 실버타운내에 완벽한 의료 시설이 갖추어져 있어, 언제든 의료인들의 돌봄을 받을 수 있습니다. 입주 자격은, 원래 오지에서 평생을 수고한 선교사님들을 위해 준비된 시설이었는데, 지금은 부유한 일반인들도 적지 않은 입주금을 내기만 하면 얼마든지 들어올 수 있습니다.  천국이 따로 없었습니다. 몇 일 지내보니, “여기가 좋아오니…,”하고, 그곳에 어떻게 들어와 살 수 있을까를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경치 좋은 바닷가 장소에 위치하다보니, 공항에서 조금 멀었습니다. 그리고, 고급 실버타운은 그 타운안에 모든 시설이 갖추어져 있기 때문에, 입주민들은 굳이 타운 밖으로 나올 이유가 없었고, 자연히 타운 밖에 사는 사람들과 단절된 느낌이 들었습니다. 대부분 타주에 사는 자식들도, 부모님이 모든 시설이 완벽하게 갖추어진 실버타운에 있으니, 안심하고 찾아오는 이들도 많지 않았습니다. 실버타운 안에서는, 천국이 따로 없다고 생각하였었는데, 비행기를 타고 집으로 오면서 돌아보니, 약간 지나치게 말하면, 세상과 거의 단절된 최고급 감옥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마가복음 9장에 보면, 변화산 이야기가 나옵니다.  예수님께서 베드로 야고보 요한 세 명의 제자들을 데리고, 변화산에 올라가셨을 때, 제자들 앞에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습니다. 일단 예수님이 변형되어, 옷이 광채가 나고, 매우 희어졌습니다. 그리고, 그들 앞에 죽었다고 여겨진 구약 시대의 신앙 영웅들인 모세와 엘리야가 나타났습니다.  천국이 따로 없었습니다. 예수님의 수제자인 베드로는 주체할 수 없는 감동을 받고, 자기도 모르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가 여기 있는 것이 좋사오니, 초막 셋을 지어, 하나는 예수님, 하나는 모세, 하나는 엘리야께서 머물게 하였으면 좋겠다’고 소원을 아룁니다. 예수님과 함께 변화산에 올라갔던 제자들은 모두 그 산위에서 성경의 위대한 인물들을 모시고, 영원히 함께 살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변화산은 세상과 단절된 곳이요, 아무나 올 수 없는 곳입니다. 우리끼리는 좋을 수 있지만 멀리서 보면, 변화산은 최고급 감옥시설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 때 마침, 하늘에서 이런 음성이 들리게 됩니다.  너희는 그의 말을 들으라. 이 말씀이 중요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제자들이 천국 같은 변화산에서 남은 여생을 보내기 보다, 세상에서 주의 말씀에 순종하는 삶을 살기를 원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나의 양식은 나를 보내신 이의 뜻을 행하며 그의 일을 온전히 이루는 이것이니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의 양식도 주님앞에 서는 날까지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주님의 뜻을 행하며 주님의 일을 온전히 이루는 그것이 되어야 합니다.  럭셔리 실버타운에 스스로 갇혀 사는 것이 아니라, 하루를 살더라도 주님 뜻에 순종하며, 사는 것처럼 살다가 주님 부르실 때 기쁨으로 주님께 달려가는 삶이 소중합니다.  그러므로 늘 땅끝까지 복음 전하라는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복음의 일꾼으로 주님앞에 서는 날까지 강건하게 쓰임받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소원합니다.  샬롬. 2024.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