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세정념
Retreat

원래 애플이라는 컴퓨터 회사는 1976년 스티브 잡스와 워즈니악이라는 컴퓨터 천재가 함께 만든 회사입니다.  둘은 개인용 컴퓨터인 apple I과 apple II를 함께 제작 판매하여 세상에 개인용 컴퓨터 시대를 열고 큰 성공을 거두었지만, 곧 IBM과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연합 공격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게 됩니다.  그러던 중, 스티브 잡스가 주도하여 출시한 apple III가 냉각팬 과열문제로 엄청난 손실을 입게 되고, 스티브 잡스의 괴퍅한 언행으로 인한 사내 갈등으로 결국 스티브 잡스는 1985년 애플사에서 쫒겨나게 됩니다.  그러나 스티브 잡스가 떠난 애플사는 PC 시장에서 경쟁에 밀려나면서 겨우 명맥만 유지하다가, 1996년 무려 10억 달러의 적자를 낸 끝에 다시 스티브 잡스를 최고 경영자로 추대하게 됩니다.  스티브 잡스는 최고 경영자의 자리에 오르자 마자, 그 다음해에 애플사를 만년적자에서 벗어나 무려 4억 달러의 흑자를 내는 회사로 변모시켰습니다.  도대체 10억 달러의 적자 회사를 어떻게 단숨에 4억 달러의 흑자회사로 변모시켜 놓고, 그 후로 어마어마한 성장을 이룰 수 있었을까요?   1996년 스티브 잡스가 회사로 돌아와서 맨 처음 한 일이 무엇이었을까요?  그것은 뜻밖에도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스티브 잡스는 경영일선으로 복귀한 후 무려 보름간이나 아무도 만나지 않은 채 혼자 집무실에 틀어박혀 나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보름만에 방에서 나온 스티브 잡스가 한 일은 회사의 구조조정입니다.  회사가 향후에 집중해야 할 사업계획들을 선별하여 세우고, 그 계획을 실천하여 이룰 수 있는 사람들을 선택하고 세웠습니다.  그리고 그 후로부터 지금까지 스티브잡스와 애플사는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에 이르는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만한 혁신적인 제품들을 선보이면서,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입니다.  정신없이 일에만 몰두했을 때, 스티브 잡스는 좌충우돌하며 실패했지만, 방에 틀어박혀 자신을 돌아보며, 자신만의 시간을 갖고 다시 시작했을 때에는 그는 훨씬 현명한 선택과 집중력을 발휘하여 놀라운 성공을 거둘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오랜 기독교 전통가운데 피정(피세정념避世靜念)이라는 자기 수련이 있습니다.   번다하고 시끄러운 세속을 피해서, 마음을 새롭게 한다는 뜻입니다.  영어로는 retreat, (뒤로 물러나 자신을 돌아본다는 뜻)입니다.  이것은 휴가가 아닙니다.  휴가(vacation)는 단지 아무 생각없이 비우는 시간(vacate)이지만, 피정(retreat)은 “급박하게 돌아가는 일상생활 속에서 빠져나와 조용한 환경 속에서 하나님과 교제하면서 단순히 쌓인 스트레스를 푸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종전의 상황을 마음속으로 정리하고 대안을 마련하는 기회를 갖는 시간”입니다.  창세기에 보면, 6일째에 창조된 인간이 맞은 첫 날은 안식일이었습니다.   일주일이 시작되기 전에 안식일이 있었음을 주목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참된 안식은 그저 막연히 쉬거나 비우거나 노는 시간이 아니라, 뒤로 물러나, 하나님안에서 1주일의 삶을 준비하는 시간이었던 것입니다.  여러분, 모두에게 ‘휴가가 아닌 피정’을 권합니다.  그래서 인생의 만년적자를 해소하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일에 온전히 쓰임받는 저와 여러분들이 다 되시기를 간절히 소원합니다.  샬롬.